경제 생존 전략80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이 무너졌다 2부] - 재정자립도 6%, 말라가는 지방 경기도는 그나마 강자였다1부에서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유한 경기도가 재정 비상을 선언한 이야기를 다뤘다. 그런데 이 이야기의 진짜 무서운 대목은 여기서 시작된다. 경기도는 흔들렸어도 그나마 강자에 속한다는 사실이다. 취득세가 급감해 휘청였다지만, 애초에 취득세라는 큰 세원을 가진 지역이 몇이나 될까. 전국 243개 지자체 중 스스로 살림을 꾸릴 능력, 즉 재정자립도가 높은 곳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숫자로 보면 격차가 아득하다. 2025년 기준 전국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40%대에 머물며 최근 몇 년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더 눈에 띄는 건 자립도가 높은 상위권이 세종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비수도권에서 그나마 형편이 나은 곳을 찾으려 해도 한참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나.. 2026. 8. 20. [한국에서 가장 부유한 곳이 무너졌다 1부] - 경기도가 무너진 이유 대한민국 최대 지자체가 곳간이 비었다고 말한 날2026년 8월 5일, 경기도가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에서 인구가 가장 많고 살림 규모도 가장 큰 광역단체가 사실상 곳간이 비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도지사는 도의 재정이 사실상 부도에 가까운 상태라고까지 표현했고, 실제로 도는 고위직 경비를 포함해 대규모 세출 구조조정에 착수하며 감액 추경을 예고했다. 나는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조금 얼떨떨했다. 우리 머릿속에서 경기도는 '돈 없는 지역’과는 가장 거리가 먼 이름이었기 때문이다. 숫자를 보면 왜 이게 사건인지 분명해진다. 경기도의 지방채 잔액은 2020년 약 1조 7,693억 원에서 2025년 약 6조 원으로 불과 5년 만에 세 배 넘게 불어났다. 채무 증가 폭이 전국에서 가.. 2026. 8. 20. 일본 부활에서 한국이 훔칠 3가지 34년을 잃은 나라가 다시 일어선 날지난 편에서 나는 일본이 무너지던 30년을 한국의 거울로 삼아야 한다고 썼다. 그런데 무너진 이야기만 하고 끝내면 절반만 본 셈이다. 진짜 배울 것은 그다음, 즉 일본이 어떻게 다시 일어섰느냐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2024년 2월 닛케이지수가 34년 만에 1989년 고점을 넘어선 건 단순한 숫자놀음이 아니었다. 그 뒤에는 십수 년에 걸친 구조 개혁과 정책 전환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상징적이라고 보는 장면은 두 가지다. 하나는 2024년 3월,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올리며 8년간 이어온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끝낸 것이다. 디플레이션이라는 긴 저주에서 벗어났다는 공식 선언에 가까운 사건이었다. 다른 하나는 임금이다. 2024년 춘투(춘계 임금.. 2026. 8. 20. 일본의 30년 전이 한국의 지금인 이유 34년을 삼킨 지수 하나가 던진 질문2024년 2월 22일, 일본 닛케이지수가 1989년 12월 29일에 찍은 38,915라는 숫자를 마침내 넘어섰다.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는 데 걸린 시간이 34년 2개월이다. 한 세대가 태어나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잡고 결혼까지 할 시간을, 일본 증시는 그저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데 다 써버린 셈이다. 이 숫자를 처음 마주했을 때 나는 솔직히 등골이 서늘했다. 개인적으로는 '잃어버린 30년’이라는 말을 그동안 너무 관용어처럼 흘려들었던 것 같다. 34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 앞에 서니, 그게 얼마나 긴 형벌이었는지 비로소 실감이 났다. 더 인상적인 건 자산 가격의 낙폭이다. 일본의 지가는 1991년 정점 대비 주택지가 약 60% 넘게 빠졌고, 평균적으로도 절반 수준까지.. 2026. 8. 20. 네덜란드병이 한국 반도체에 주는 경고 축복이 저주로 바뀐 나라, 그 첫인상1959년 네덜란드 북부 흐로닝언 지방의 땅속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이 발견됐다. 초기 추정치만 500억 세제곱미터였고, 이후 매장량은 2조 세제곱미터가 넘는 것으로 다시 계산됐다. 말 그대로 국가 단위의 로또였다. 가스 수출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왔고 국민 소득은 빠르게 올라갔다. 그런데 20년쯤 지난 1970년대, 그 부유해진 나라의 공장들은 오히려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뛰고 복지 지출이 급증했다. 급기야 1977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기묘한 현상에 아예 병명을 붙였다.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가장 소름이 돋았던 지점은, 경제학이 특정 국가 이름을 병명으로 삼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2026. 8. 19. 우루과이 예금 붕괴가 한국에 주는 경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나라의 예금이 사라진 이유우루과이는 2002년, 자국이 어떤 정책적 실책도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 예금의 약 38%가 인출되고 GDP가 20% 가까이 증발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옆집인 아르헨티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그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부도를 선언했고, 우루과이 은행에 예치돼 있던 아르헨티나 국적자들의 달러 예금이 한꺼번에 인출되기 시작했다. 우루과이 은행 시스템은 자국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웃의 공포에 감염되어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나는 이 사건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서늘했던 지점이 '무결한 나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가장 안정적인 재정과 가장 투명한 금융 시스템을 갖춘 나라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 2026. 8. 19. 이전 1 ··· 10 11 12 13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