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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병이 한국 반도체에 주는 경고 축복이 저주로 바뀐 나라, 그 첫인상1959년 네덜란드 북부 흐로닝언 지방의 땅속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이 발견됐다. 초기 추정치만 500억 세제곱미터였고, 이후 매장량은 2조 세제곱미터가 넘는 것으로 다시 계산됐다. 말 그대로 국가 단위의 로또였다. 가스 수출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왔고 국민 소득은 빠르게 올라갔다. 그런데 20년쯤 지난 1970년대, 그 부유해진 나라의 공장들은 오히려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뛰고 복지 지출이 급증했다. 급기야 1977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기묘한 현상에 아예 병명을 붙였다.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가장 소름이 돋았던 지점은, 경제학이 특정 국가 이름을 병명으로 삼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2026. 8. 19.
우루과이 예금 붕괴가 한국에 주는 경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나라의 예금이 사라진 이유우루과이는 2002년, 자국이 어떤 정책적 실책도 저지르지 않은 상태에서 은행 예금의 약 38%가 인출되고 GDP가 20% 가까이 증발하는 사태를 겪었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옆집인 아르헨티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는 그해 사상 최대 규모의 국가부도를 선언했고, 우루과이 은행에 예치돼 있던 아르헨티나 국적자들의 달러 예금이 한꺼번에 인출되기 시작했다. 우루과이 은행 시스템은 자국의 문제 때문이 아니라 이웃의 공포에 감염되어 붕괴 직전까지 몰렸다. 나는 이 사건을 처음 봤을 때 가장 서늘했던 지점이 '무결한 나라도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었다. 우루과이는 남미에서 가장 안정적인 재정과 가장 투명한 금융 시스템을 갖춘 나라 중 하나였다. 그럼에도 .. 2026. 8. 19.
스웨덴 환율 방어 실패가 한국에 주는 교훈 하룻밤 만에 500%로 치솟은 금리, 그날 스웨덴에 벌어진 일1992년 9월 16일 밤, 스웨덴 중앙은행 릭스방크는 자국 통화 크로나를 지키기 위해 하룻밤 사이에 기준금리를 500%까지 끌어올렸다.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오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지만, 실제로 그 밤에 벌어진 일이다. 유럽통화단위(ECU)에 크로나를 고정해 놓은 페그제를 지켜내기 위해 릭스방크가 꺼낸 마지막 카드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달 뒤인 11월 스웨덴은 결국 페그를 포기했다. 크로나 가치는 즉시 20% 가까이 폭락했다. 나는 이 사건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방어의 강도’가 아니라 '항복의 타이밍’이었다. 500%라는 금리는 사실상 자국 경제 전체에 사형선고를 내리는 수준이다. 그런 극단적 카드까지 .. 2026. 8. 19.
핀란드 노키아 붕괴가 한국에 주는 경고 노키아 하나가 흔들리자 나라 전체가 멈춘 이유2000년대 초반의 핀란드는 사실상 '노키아 공화국’이라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나라였다. 노키아 한 회사가 핀란드 GDP의 약 4%, 수출의 20%, 법인세의 23%가량을 책임졌다는 통계는 지금 다시 봐도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한 기업의 실적 발표가 곧 국가 경제지표 발표와 다름없었고, 헬싱키 증시는 노키아 주가에 따라 그날의 표정이 바뀌었다. 문제는 이런 구조가 잘 굴러갈 때는 축복처럼 보이지만, 무너지기 시작하면 나라 전체가 함께 흔들린다는 점이다. 노키아가 심비안 운영체제를 고집하는 사이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시장을 재편했고, 그 결과 노키아 휴대폰 부문은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되었으며 2014년에는 사실상 소멸 수순을 밟았다. .. 2026.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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