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착시2 대만의 선견지명과 결단이 한국에 주는 교훈 10달러 아침 식사가 나라를 바꾼 날값싼 우산과 전자시계를 만들던 나라가, 오늘날 중국조차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는 반도체 제국이 되었다. 대만 이야기다. 그런데 이 거대한 전환의 출발점은 거창한 기념식이 아니라, 1974년 2월의 어느 추운 아침 식탁이었다. 두유와 요우티아오를 파는 작은 아침 식당, 값으로 치면 대략 10달러 남짓한 밥상에 일곱 명이 모였다. 경제부장 쑨윈쉬 안을 비롯한 참석자들, 그리고 이 계획의 설계자였던 RCA 연구소장 판원위 안이 그 자리에 있었다. 이들은 노동집약 산업에서 기술집약 산업으로, 즉 반도체(IC)로 방향을 틀자는 데 합의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흔히 "1974년에 ITRI를 세웠다"고 오해하지만, 정확히는 ITRI는 이미 1973년에 .. 2026. 8. 21. 네덜란드병이 한국 반도체에 주는 경고 축복이 저주로 바뀐 나라, 그 첫인상1959년 네덜란드 북부 흐로닝언 지방의 땅속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천연가스전이 발견됐다. 초기 추정치만 500억 세제곱미터였고, 이후 매장량은 2조 세제곱미터가 넘는 것으로 다시 계산됐다. 말 그대로 국가 단위의 로또였다. 가스 수출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왔고 국민 소득은 빠르게 올라갔다. 그런데 20년쯤 지난 1970년대, 그 부유해진 나라의 공장들은 오히려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실업률이 뛰고 복지 지출이 급증했다. 급기야 1977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이 기묘한 현상에 아예 병명을 붙였다. '네덜란드병(Dutch Disease)'이다. 개인적으로 이 대목에서 가장 소름이 돋았던 지점은, 경제학이 특정 국가 이름을 병명으로 삼은 사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2026.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