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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생존 전략

가족 간 차용증 작성법과 무이자 2억 1,700만 원 룰(차용증 서식·확정일자 총정리)

by econsurvival 2026. 9. 1.

부모 돈으로 집을 사려다 세무서 연락을 받은 어느 지인의 이야기

몇 해 전, 결혼과 함께 부모님께 2억을 받아 집을 마련한 지인분이 있었습니다. 계좌로 돈이 오갔으니 본인 딴에는 깔끔하게 처리했다고 여겼는데, 몇 달 뒤 세무서에서 자금 출처를 소명하라는 안내문이 날아왔습니다. 그분이 가장 놀란 대목은 "빌린 돈인데 왜 세금 이야기가 나오지?"였습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흔한 오해가 시작됩니다. 국세청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 사이의 돈거래를 원칙적으로 대여가 아닌 증여로 봅니다. 빌린 것임을 납세자 본인이 증명하지 못하면, 그 2억은 고스란히 증여로 잡히고 세금이 붙습니다.

 

많이 회자되는 '무이자 2억 1,700만 원’이라는 숫자부터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세법이 정한 가족 간 적정 이자율은 연 4.6%입니다. 이 이율로 계산한 이자가 연 1,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덜 받은 이자를 증여로 추정하지 않습니다. 1,000만 원을 4.6%로 역산하면 약 2억 1,739만 원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금액까지는 무이자로 빌려줘도 이자에 대한 증여세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이 숫자를 만능열쇠처럼 여겼습니다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이 규칙이 면제해 주는 것은 '덜 받은 이자’에 대한 증여세일 뿐, 원금 2억을 대여금으로 자동 인정해 주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차이를 놓치면 그분처럼 안내문을 받고 나서야 당황하게 됩니다.

왜 '차용증만 있으면 안심’이라는 말이 위험한가

유튜브나 SNS에서 "무이자 차용증만 쓰면 2억까지는 끝"이라는 말을 참 많이 접합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이야기입니다. 국세청도 최근 '상속·증여세 오해와 진실’이라는 자료를 통해, 금융 증빙이 없는 부모·자식 간 돈거래는 얼마든지 증여로 부과될 수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여러분께 꼭 여쭤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종이 한 장에 서명만 해두면 국세청이 그것을 진짜 대여라고 믿어줄 것 같으신가요?

 

제가 겪어본 바로는 실질 증빙이 핵심입니다. 그럴듯한 차용증이 있어도 실제 돈이 오간 은행 기록과 이자·원금 상환 흐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국세청은 그 문서를 사후에 급조한 서류로 의심합니다. 실제로 대다수 납세자가 자금 출처 조사 통지를 받고 나서야 서랍 속 차용증을 꺼내 드는데, 안타깝게도 그 순간 이미 신뢰를 잃습니다. 통념을 하나 뒤집어 보겠습니다. 차용증은 '작성했다’는 사실보다 '언제 작성했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돈이 오가던 그날 만들어졌음을 증명하지 못하면 힘을 잃는 문서인 셈입니다.

 

우리 상황에 대입해 보면 이 대목이 특히 와닿습니다. 부동산 실거래 신고나 청약, 대출 과정에서 자금 출처 소명은 이제 특별한 사람만 겪는 일이 아니라 누구나 마주칠 수 있는 절차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설마 나까지” 하는 마음은 접어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대여로 인정받는가: 확정일자와 상환의 힘

인정받는 길과 무너지는 길은 생각보다 선명하게 갈립니다. 무너지는 쪽은 대개 이렇습니다. 무이자에 만기 일시 상환 조건으로 차용증만 써두고, 원금은 5년이든 10년이든 만기에 한꺼번에 갚겠다고 적어둔 경우입니다. 국세청은 이런 채무를 '부채 사후관리 시스템’에 등록해 두었다가, 만기가 되는 해에 실제로 갚았는지를 확인합니다. 가짜 거래로 판단되면 돈을 빌린 최초 시점으로 소급해 증여세에 가산세까지 얹습니다. 이 대목을 처음 알았을 때는 등골이 서늘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시스템이 기억하고 기다린다는 뜻이니까요.

 

반대로 인정받는 쪽의 공통점은 꾸준함과 증거입니다. 모든 거래를 계좌 이체로만 하고, 이체 메모에 ‘부모 대여금’, '원금 일부 상환’처럼 목적을 명확히 남깁니다. 약정한 날짜에 단 몇십만 원이라도 원금을 꼬박꼬박 갚아 통장에 흔적을 새깁니다. 여기에 차용증 작성 당일 공신력 있는 날짜 도장을 확보하는 것이 마지막 열쇠입니다.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차용증을 발송하거나, 법원 등기소·인터넷 등기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아두면 "이 문서가 그날 존재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확정일자 하나 챙기느냐 마느냐로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관리가 우리나라만의 유별난 일일까요? 해외를 둘러보면 오히려 위안이 됩니다.

 

미국은 국세청이 매달 '적용 연방 이자율(AFR)'이라는 최저 이자율을 고시해, 그보다 낮게 빌려주면 차액을 증여로 간주하는데 발상이 우리 4.6% 규칙과 판박이입니다.

 

일본과 독일도 가족 간 대여를 인정받으려면 실제 상환과 계좌 기록, 제삼자 거래에 준하는 조건을 갖췄는지를 깐깐히 심사합니다.

 

반대로 호주와 캐나다처럼 증여세 자체가 없는 나라도 있지만, 그곳도 자금세탁방지와 자금 출처 확인으로 큰돈의 흐름은 결국 들여다봅니다. 제도의 이름표만 다를 뿐, "가족·지인 사이라도 큰돈이 오가면 국가가 어떤 식으로든 그 흔적을 본다"는 원칙은 세계 공통이라는 뜻입니다. 결국 우리가 차용증과 확정일자, 상환 기록에 공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실전에서 바로 쓰는 세 가지 준비

첫째, 차용증에 필수 항목을 빠짐없이 담아 주십시오. 채권자와 채무자의 인적 사항, 빌린 원금, 이자율(무이자라면 0%로 명시), 이자 지급일, 원금 상환 방식과 만기, 그리고 작성 날짜와 서명이 들어가야 합니다. 특히 상환 방식은 '만기 일시’보다 '매월 또는 분기 분할’로 잡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둘째, 작성 당일에 날짜를 못 박아 두십시오. 차용증 3부를 인쇄해 우체국 내용증명으로 보내거나, 등기소에서 확정일자를 받으면 됩니다. 비용도 크지 않으니, 뒷날의 큰 세금 위험을 생각하면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라 여기시면 됩니다.

 

셋째, 자금 규모가 커서 3억, 4억 이상을 빌려야 한다면 무이자는 불가능하니 4.6% 기준으로 이자를 실제로 지급하되, 원천징수를 놓치지 마십시오. 개인 간 대여 이자는 '비영업대금의 이익’에 해당해, 이자를 주는 자녀가 이자액의 27.5%(지방소득세 포함)를 떼어 다음 달 10일까지 원천세로 신고·납부해야 합니다. 이 절차를 빠뜨리면 부모님이 이듬해 5월에 종합소득세를 자진 신고해야 하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으니, 금액이 클수록 세무 전문가의 손을 빌리시길 권합니다.

결국 남는 것은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살아 있는 거래’입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세금을 가르는 것은 차용증이라는 문서 자체가 아니라, 그 문서 뒤에서 실제로 숨 쉬고 있는 거래의 흔적입니다. 계좌 기록, 약속을 지킨 상환, 그리고 작성 당일에 찍힌 날짜. 이 세 가지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빌린 돈"이라는 말이 힘을 얻습니다. 이럴 때는 무이자 대여가 훌륭한 절세 수단이 되지만, 증빙이 비면 언제라도 증여로 뒤집힐 수 있다는 조건부의 진실을 잊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여쭙고 싶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가족 간 돈거래에는, 10년 뒤 통장을 열어 본 누군가가 한눈에 "이건 빌린 돈이었구나"라고 알아볼 수 있는 흔적이 남아 있으신가요? 그 답이 선뜻 '예’가 아니라면, 오늘이 바로 차용증과 확정일자를 정리할 날입니다.

 

 

출처: 중앙일보 ‘가족 사이엔 2억까지 무이자 대출, 알면 유용한 절세팁’, 서울신문 세테크 연재 ‘가족 간 2억 무이자 차용거래는 합법, 국세청 그물망 피하는 법’, 한국경제 및 조선일보 가족 간 차용증 관련 보도, 국세청 ‘상속·증여세 오해와 진실’ 보도자료, 미국 국세청(IRS) 적용 연방 이자율(AFR) 규정, 찾아줘 세무사 가족 간 금전거래 상담 자료를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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